이야기

[2021년 07월 30일] 감투봉 찾기(보은)

김태년 2021. 7. 31. 04:59

 

 

 

 

 

 

오늘도 폭염
아내가 친구들과 만나러 가는 길
미루어 뒀던 사진기수리를 위해 동행한 천안에서
기차(천안발 11시 무궁화 1423호)로 다시 시내버스로
귀가하다 만나 점심을 함께 한 벗의 제안으로 회인을 가다.
벗이 자주 들려 이야기를 나누는
목사이며 시를 쓰며 카페를 운영하는 지인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벽에 걸린 시 '감투봉'을 찾으러 가자 한다.
그의 추억 속 감투봉을 찾으러
구병산과 속리산이 품고 있는
대목리 천황사 위 마을까지 오가며,
형제봉 들머리 절골 어느 산인을 만나
감투봉 들머리라 기억하는 마을, 묘막이
만세암 가는 길목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갈골, 장고개까지 만세암 이정표를 찾았지만
전혀 풀리지 않아
오랫동안 구병리에 살아온 한 어르신에게 조언을 구하려
구병리, 멍에목이로 향하다.
고추를 돌보고 있는 그 분의 도움으로
감투봉을 바라보고 들머리 위치가
신재궁골 입구임을 알게되고
그 골짜기를 찾아 만수계곡 길을 따라 가다
신재궁골 입구에 도착하니
벗의 지인이 '찾았다', '맞다'며 기뻐한다.
피앗재산장까지 이동하며 적당한 물가를 찾아내려가
주전부리를 하며
감투봉을 찾으려 했다는 사연,
황해도에서 공산주의를 피해
아버지 식구들과 함께 월남을 해
감투봉 아래에서 어렵게 생활하던 외가를 찾아
어린 시절, 초등학교 저학년때, 형과 함께
회인에서 감투봉 아래 외가까지 물어 물어 찾아온 사연과
때로는 사상을 의심받아 감시를 받았던, 그 감시자 아들이 본인의 초등학교 반 친구였던, 외사촌들이 먼 계곡길을 걸어 삼가초등학교까지 걸어다녔던, 외가의 궁핍하고 고단했던 삶을 털어 놓는다.
녹아 질질 흐르는 **빵이라는 빙과류의 단맛과 목마름은
잔이 없어 병나발로 마신 소주로 깨끗이 사라지고 편안해진 속으로 그 분의 추억 속으로 빨려 들어가다.
창리 국밥집에서 늦은 저녁으로 먹은 소머리국밥과 회인의 회광식당에서 집어든 캔맥주로 오늘의 무더위를 잊는다.